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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변과 지혜

  • [SMU새마을뉴스]
  • 입력 2023-07-29 17:39
  • |
  • 수정 2023-07-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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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한다고말을 잘한다고 현명한 사람은 아니다. 잘 짖는 개[선폐善吠]가 좋은 개[]가 아니듯이!'

- 莊子 -

늦게 결혼하여 얻은 큰 형님의 큰 아들이 다섯 살이 되어도 말을 잘 하지 못하였습니다. 가족은 매우 우려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을 더듬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조카는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초등 3년 때부터 공부를 잘하여 졸업 때에는 교육감 상을 타고 과학고등학교를 거쳐 과학기술대에 들어가 조기 졸업을 하는 수재였습니다. 지금도 그는 달변이 아닙니다.

장자는 또 말합니다. 

'잘 짓는 개라고 해서 훌륭한 개라고 말할 수 없다. 사람이 말을 잘한다고 해서 현명하다고 할 수는 없다. 狗不以善吠爲良 人不以善言爲賢.' 

개란 것이 집을 잘 지키면 그만이지 짖어 댄다고 해서 좋은 개라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말솜씨가 좋은 것은 그 능력일 뿐 현명함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말이 많거나 남을 비방하는 말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더 낫습니다. 우리에게는 배움의 끝에 가서는 지지止知하듯이,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꼭 필요한 말만 간략하게 말하는 지언至言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대체로 큰 개를 견犬, 작은 개[강아지]를 구狗로 표현합니다

'짖을 폐吠'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한자입니다. 선폐善吠는 잘 짖는 개를 뜻합니다. 폐선吠善은 개가 착한 사람을 보고 짖는다는 뜻으로, 까닭 없이 죄 없는 사람을 헐뜯는다는 것을 비유합니다.

개가 짖는 것을 폐규吠叫, 해를 보고 짖는 개를 폐일吠日, 눈 내리는 것을 보고 짖어대는 개를 폐설吠雪이라고 합니다. 폐설은 견문이 좁아 새로운 것을 보고 놀라 떠들어대는 것을 비유하며, 폐주吠主는 개가 주인을 보고 짖는다는 뜻으로, 상전을 배반하는 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고대 漢나라 시기에 주변의 민족들을 남만(베트남), 북적(흉노) 서융(우즈베키스탄, 이란, 터키 등), 동이(고조선 부여, 고구려)로 비하하여 지칭하였습니다. 좋은 개 입니다. 이 좋은 의미를 가진 한자도, 중국인은 특유의 화하족華夏族 중심사상에서 다른 민족을 비하하는데 사용합니다. ‘오랑캐의 이름이란 뜻을 부여하여 여러 낱말에 사용하죠. 다른 나라를 얕보는 특유의 소인배 문화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 중국인의 집단적-배타적 민족성도 현저히 왜곡되어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오랜 역사에서 유전되어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 아주머니들의 이기적이고 비상식 행동은 전 세계 곳곳에서 목격되어 세계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군자유君子儒가 되고 소인유小人儒는 되지 말라’[너는 군자 다운 선비가 되어야지, 소인 같은 선비는 되지 마라]는 공자님 말씀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말에는 생리적물리적심리적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말의 소통 측면에서 보면 단어와 문장이 입에서 나와 상대의 귀로 전달되는 생리물리적 요소보다는말이 상대의 마음 속에 수용되는 심리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변이나 긴 문장이 아니라 말의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GE 회장을 지낸 잭 웰치가 어린 시절 어눌한 말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했는데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괜찮아네 말이 느린 것이 아니라 네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빠른 거야말을 잘하는 것보다는 말에 생각의 깊이와 진심을 담는 게 더 중요하단다.”

웰치를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만든 것은 언어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 준 어머니의 한마디였습니다.

莊子는 <莊子外篇> '지북유知北遊' 편에서 말합니다.

“도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夫知者不言 言者不知.”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으며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그 때문에 성인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가르침을 베푸는 것이다. 知者不言 言者不知 故聖人行 不言之敎.”

같은 편에‘道는 말로 이룰 수 없고, 德은 인위적인 행위로 얻을 수 없다. 仁은 그대로 행해도 괜찮으나, 義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고, 禮는 서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도를 잃은 뒤 덕이 나오고, 덕을 잃은 뒤 인이 나오고, 인을 잃은 뒤 의가 나오고, 의를 잃은 뒤 예가 나오는 것이다.’라고 하여 도덕인예를 풀이하고 있습니다

장자의 중심사상은 인생은 노는 것, 즐기는 것, 소풍 가는 것입니다. <장자>의 책은 총 7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소요유逍遙遊' 편입니다. 여기에서 소逍는 소풍 간다는 뜻이고 요遙는 멀리 간다는 뜻, 유遊는 노닌다는 뜻입니다. 멀리 소풍 가서 노는 이야기가 장자가 중요하게 강조한 삶의 철학입니다. 逍遙遊라는 글자 세 개는 모두 책받침 변이 들어가는데 이 글자의 원 글자는쉬엄쉬엄 갈 착 입니다.

단순한 한자 부수 하나에서, 우리는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하여 가르침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놀고 멀리 소풍 가듯이 살자는 인생관을 통하여 장자는 우리에게 참살이의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천천히 놀면서 가자, 남보다 잘 살려고 하면 나쁜 짓을 안할 수 없다, 100년도 못사는 삶인데 왜 그렇게 부딪히고 안달하는가?’ 하는 외침 같습니다.

달변達辯일지라도 내용이 깊지 않으면 믿음이 적게 가고, 눌변訥辯일지라도 진실되고 깊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 신뢰가 갑니다. 老采/묵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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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배 기자 rexc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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