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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 [SMU새마을뉴스]
  • 입력 2023-08-14 15:40
  • |
  • 수정 2023-08-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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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봅니다

좋은 생각따뜻한 마음과 나쁜 생각냉정은 보이지 않는 추상 상태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생각들은 얼굴로 나타난다우리는 어떤 낱말의 정확한 뜻을 알기 위하여 그 말의 시초즉 어원을 살펴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얼굴의 어원은일설에 의하면 얼은 영혼정신내면 세계를 뜻하고굴은 '', 즉 물건을 담는 형태인 그릇으로서 외면 세계를 말한다그래서 흔히 얼굴을 '영혼의 그릇'이라고도 한다다른 설의 얼은 슬픔이나 고통을 가진 말하는 부대 자루감정을 가진 말하는 몸체를 의미한다.

로 시작하는 순우리말은 많다얼쩡대다, 얼갈이 배추, 얼방둥이... 최초의 한글 책인 석보상절​에서도 '얼굴'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얼굴은 매우 느리긴 하지만 일생 동안 변한다성장기에서 청장년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얼굴은 의도하지 않지만 무의식 상태에서 바뀌어 간다내 생각대로또 억지로, 원하고자 하는 얼굴로 바꾸려 해도, 결코 의도대로 바꾸어지지 않는다다만 얼굴은 마음 상태에 따라 바뀌어진다.

그래서 얼굴은 마음에 의하여 변한다고 하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자신의 얼굴은 자신의 마음 먹기에 따라 변한다착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아름답게 변하고 나쁜 마음으로 사는 사람은 추하게 변한다아름다운 얼굴을 오래 유지하면 나중에 결국 빛이 난다

못된 생각과 욕심으로 가득 차서이기적이거나 고약한 행동을 하거나시비나 싸움 걸기에 이력이 난 사람들남 잘되는 거 못 보고 해코지를 즐겨 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아기 때 얼굴 살갗보다 많이 일그러지거나 주름살도 많아져, 결국 흉하게 변하고 만다.

누가 봐도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다마음이 얼굴을 좌우한다이 얼마나 멋진 인간 설계인가어느 생명인들 소중하지만호랑이나 사자는 하이에나나 자칼보다 품위가 있다얼굴을 책임지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책임지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 사람의 얼굴은맹구猛狗에 비유할만 하다사납게 짖어 대는 주막집 개는 손님이 끊겨 술이 팔리지 않아 시어버렸다는 한비자의 구맹주산狗猛酒酸에 나오는 이야기다이는 사업을 일으키거나 선거를 치루거나 어떤 일을 추진할 적에는덕망이 높은 조력자를 구하라는 고사이다찌푸린 얼굴의 염소는 시장에 팔려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다

사람은 대화하지 않는 한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모른다사람을 처음 만날 때에 얼굴 전체가 풍기는 분위기나 늬앙스로 6초 안에 사람을 판단한다고 한다책 표지만 보고 책을 구입하면 실패할 확율이 높지만사람의 얼굴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기에 책의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그다지 실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은 말을 하여 서로 소통하는 경우 말고도얼굴이 말을 하는 눈을 통해서도 소통할 수 있다얼굴은 눈과 마찬가지로 입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할 수 있게 한다대화에서 매력적인 일 하나가 있다대화에서 상대방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은 귀가 아니라 듣는 눈빛이다. Not Listening Ears But Listening Eyes. 이것은 대화의 진정성을 담보한다. 자연히 대화는 성공적이 될 수 밖에 없다.

부처와 가섭의 염화미소拈華微笑염화시중拈華示衆처럼우리는 마음-얼굴-을 통하여 대화하는 사람을 성인이라 한다눈과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을 닮는다물이 얼굴을 비추듯 마음도 얼굴을 비춘다관상학 관련한 오래된 비서秘書인 마의상서麻衣相書에는, ‘얼굴 좋은 것은 몸 좋은 것만 못 하고 몸 좋은 것은 마음 좋은 것만 못 하다. 相好 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는 지혜가 있다. 이 말은 나중에 사주가 관상만 못하고 관상이 심상만 못하다.’는 시쳇말로 쓰이게 되었다.​ 다윗은 그의 신앙을 유려한 필치의 시로 기록한 시편에서, 여호와와 그의 능력을 구하고 항상 그의 얼굴을 구하라.’라고 자기 얼굴에 대한 하나님의 얼굴을 오버랩함으로써사람이 살아갈 확실한 인생 철학을 정하였다우리의 얼굴은 신의 얼굴을 닮아야 한다이것이 궁극적으로 가치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 

마음에 없으면 보이지도 않듯이누군가 멍 때리고 있는 모습은 다른 이들이 금세 알아차린다얼빠진 사람과 사이코 패스/소시오 패스나 죽은 사람은 무표정이어서 변하지 않는다마음이 늘 다른 곳에 있거나 이미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살아 있으면서 얼이 빠진 사람은 다시 표정 지을 수 있지만죽은 이는 마지막 표정 그대로 굳어 버린다.

파란만장한 육신의 파티를 무표정한 얼굴로 끝낸다육체는 한바탕 떠들다 돌아가는 한계 있는 삶이고영혼은 본향으로 돌아가거나 반복되는 육체의 본질이다.

우리는 가면을 쓰고 생활하지 않는다얼굴은 개방적이다건물의 얼굴은 문이다문은 늘 열려 있어야 한다그러나 우리는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갈 때 매우 조심하여야 한다그것은 때로는 희망과 기쁨과 행복의 문이 아닐지도 모른다어떤 문은 절벽과 감옥으로 이어지는 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라틴어로 문을 '야누아 Ianua라고 한다그래서 두 얼굴의 신 야누스 Ianus는 문의 신이다문은 안에 있는 사람이 바깥 세계로 나가는 통로이다사람은 생래적으로 문 안의 성격과 문 바깥의 행동이 다른 것 같다야누스의 뜻을 새기면서 내 얼굴 가꾸기의 지침을 본다.

그리스도인들은 때때로 그들의 신앙심을 이렇게 표현한다. “하나님의 분노는 그분의 자비를 경험할 수 있는 문을 열 수 있게 한다.”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신의 분노는 거의 항상 죄악인 우리 자신의 감정 표현(분노)과 같지 않다그의 분노는 통제가 가능하지만 우리의 분노는 통제 불능 상태이다비신앙인일지라도 우리는 이런 언명을 듣고 깊은 성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며어쩌면 마주하고 있는 고난 중에 기꺼이 새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분노는 마음을 상하게 하고 그 성난 마음은 얼굴을 망치게 한다.

마음이 화체化體된 얼굴이 얼굴에 책임을 지려는 마음으로 사는 사회는 분명히 아름다울 것이다.

老菜/묵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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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배 기자 rexc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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